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구조조정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에 접어들며 IT업계는 유례없는 대호황을 맞이했고, 국내에서도 흔히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 토스)"로 요약되는 신생 IT 기업으로의 대규모 이직 열풍이 불었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감원을 예고하면서 2023년이 시작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수천, 수만 명이 언제 통보될지 모르는 정리해고의 두려움에 휩싸였다. 고용 환경이 달라 당장 정리해고를 진행하지 못하는 한국 IT 기업들도 유휴인력과 높아진 인건비로 고민에 휩싸였다는 뉴스 역시 종종 눈에 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작했는지 그 배경과 어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이유
✔ 코로나가 가져온 비대면 특수의 끝
코로나 팬데믹의 시작과 함께 비대면 사업에 많은 인적 물적 투자가 진행되었다. 실내외 운동시설들이 문을 닫을 때 재택 피트니스 스타트업들이 개발자와 직원 수를 대폭 늘렸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이 헬스장, 스크린골프장으로 돌아갔다. 메타는 새로운 메타버스 사업부에 연간 100억 달러의 투자를 예고했지만 주력 제품인 Horizon Worlds는 전 세계 사용자가 20만 명에 불과하다. 세일즈 포스는 Slack Technologies를 인수했지만 (Slack: 비대면 원격근무 환경에서 효율적 소통을 돕는 플랫폼) 곧 8천 명을 정리해고 한다고 발표했다.
✔ 장기 경제 침체의 시작
빅테크 기업들은 코로나 특수와 저금리 시대를 맞아 대규모의 인력 고용, 개발자 모셔오기를 지속했지만 일상회복과 함께 시작된 경제적 역풍 - 인플레이션, 에너지 부족, 금리 인상, 투자 감소 - 을 맞이해 더 이상 급격히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글로벌 빅테크 구조조정 현황
컨설팅 회사인 Challenger, Gray & Christmas Inc. 에 따르면 2022년 기술 산업은 발표된 것보다 실제 감원이 649% 늘었으며 올해 전망은 더 좋지 않다. 그렇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런 구조조정을 회사의 위기라고 해석하지 않고, 테크 수요가 줄었으니 당연히, 순리대로, 책임 있는 경영의 일환으로 해야 하는 '정상화'로 묘사하기도 한다.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겠지만, 역시 사회는 정글이다! 한 순간에 잘려버린 직원들은 어떡해..?)
그럼 어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경제 환경으로 인한 부득이한 선택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발표된 숫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 Google 구글
1.20일 발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글로벌 인력 약 1만 2천 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전체 직원의 약 6%에 달하는 수치인데 구글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는 어려운 경제 사이클에 놓일 수밖에 없으며 비용기반을 재설계할 것이라 말했다.
✔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
1.18일 발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글로벌 인력의 5%에 해당하는 1만 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 밝혔다. 거시경제 상황과 변화하는 고객 우선순위에 대한 대응을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 Amazon 아마존
1월 발표, 아마존은 총 1만 8천 명 이상을 해고할 계획이며 대부분은 Amazon Stores와 고객경험 및 기술 솔루션 팀의 직원들일 것이라 발표했다.
✔ Yahoo 야후
2.9일 발표, 금주 1,000명 해고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인력의 20%를 해고할 것으로 발표했다. 광고 사업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진행될 정리해고를 통해 광고사업부에서만 기술인력 50%가 감원될 예정이다.
✔ Zoom 줌
2.7일 발표,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약 1,300명을 이미 해고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지난 2년 동안 인력 규모를 세 배로 늘렸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바뀐 경제 환경을 견디기 위해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 eBay 이베이
2.7일 발표, 직원의 4%인 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더 많은 혁신을 위해 진행하는 해고라고 밝혔다.
✔ PayPal 페이팔
1.31일 발표, 도전적인 거시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이지만 직원의 7%인 약 2,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 SAP
1.26일 발표,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이 글로벌 인력의 2.5%인 약 2,8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3년에는 구조조정을 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2024년부터 연간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IBM
1.25일 발표, 인력의 1.5%인 약 3,9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글을 마치며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빅테크 감원한파가 아직은 IT업계에 국한되었을 뿐, 사회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만큼의 구조조정 규모는 아니며 IT 외 다른 기업으로 전파되지는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고 있고 챗 GPT와 같은 자연어처리 AI, 초거대 AI의 등장은 이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사람이 하는 많은 일들이 자동화되고 고객 접점에서 사람이 하던 일들도 AI가, 디지털 키오스크가 이미 대신하고 있다(AI 고객센터, 식당 키오스크/패드 주문 등). 정리해고 된 많은 IT 인력들은 결국 뿔뿔이 흩어져 많은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기여하고, 기술이 생산성을 높이고, 사람의 일을 대체함으로써 또다시 많은 정리해고(인력 효율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억측일까? 글로벌 빅테크의 감원한파가 큰 나비효과의 시작은 아닐지 우려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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